모리스 창, 54세에 만든 TSMC의 시작
대부분의 창업자 이야기는 젊은 날의 무모함에서 시작합니다. 모리스 창의 이야기는 반대입니다.
그는 이미 끝났어야 할 나이에 시작했습니다.
창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에서 25년을 일했습니다. 반도체 업계의 전설적인 엔지니어였고,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 차세대 CEO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끝내 그에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TI를 떠났고, 잠시 다른 회사의 사장직을 맡았다가 그곳에서도 길게 머물지 못했습니다.
50대 중반, 화려한 이력서를 가진 채로 그는 사실상 다음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고 훗날 회상합니다.
그때 대만 정부가 그를 불렀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일으켜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1987년, 그는 쉰넷의 나이에 TSMC를 세웁니다. 문제는 그가 들고 나온 아이디어가 당시로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그 시절 반도체 회사란 자기 칩을 직접 설계하고, 직접 만들고, 직접 파는 곳이었습니다. 인텔이 그랬고 TI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창은 "우리는 설계는 하지 않겠다. 남이 설계한 칩을 만들어주기만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른바 파운드리(foundry) 모델입니다.
업계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자기 제품이 없는 반도체 회사가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었죠. 그는 인텔을 포함한 거대 기업들에 투자와 기술 협력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습니다. 가진 기술도 당대 최첨단과는 두세 세대 뒤처져 있었습니다.
흔들릴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나이, 거절, 검증되지 않은 모델, 뒤처진 기술. 그러나 창은 한 가지를 정확히 봤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칩을 설계할 능력은 있지만 공장을 지을 돈은 없는 작은 회사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고, 그들에게는 "믿고 맡길 공장"이 필요하리라는 것.
그는 자신이 카테고리의 끝물에 뛰어든 게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카테고리의 첫 줄에 서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베팅은 한 세대가 지나 증명됩니다. 오늘날 엔비디아도 애플도 퀄컴도 자기 칩을 직접 굽지 않습니다. TSMC에 맡깁니다.
쉰넷에 시작한 사람이 만든 회사가, 그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산업 구조 전체의 토대가 된 셈입니다.
"Without a strong will and determination, you cannot succeed." — 모리스 창
"강한 의지와 결단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그는 이 말을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거절당하고 뒤처진 채로 매일 출근해야 했던 사람의 담담한 보고처럼 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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